21대 총선 앞두고 제천·단양 정가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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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 앞두고 제천·단양 정가 들썩
  • 윤상훈 기자
  • 승인 2019.05.23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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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공천 룰 확정에 현역 긴장…자유한국당도 국회의원 탈환 기대감

지난해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14년여 만에 민주당 계열 당선자를 배출한 제천·단양 정가가 21대 총선을 앞두고 복잡한 셈법에 빠졌다.

이후삼 국회의원 소속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내년 4.15 총선을 앞두고 정치 신인과 여성을 파격적으로 우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21대 총선 공천 기준을 확정했다.

민주당 공천룰에 따르면 현역 국회의원은 반드시 경선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특히 현역 의원의 경우 중앙당이 실시하는 의정평가에서 하위권에 들면 경선에서 자신이 확보한 득표수의 20%를 깎이는 치명적 감점을 감수해야 한다.

주로 현역 국회의원 등 기성 정치인에 주어지는 감점요인으로는 당내 징계, 경선불복 및 탈당 이력, 자치단체장의 중도 사퇴 등이 있으며, 사안에 따라 최대 30%나 감점을 당할 수도 있다.
먼저 중앙당 징계를 받은 후보자는 최대 25% 감점을 당한다. 경선불복과 탈당 이력자도 25% 감점되며, 총선 출마를 위해 중도에 직을 던지는 현역 자치단체장의 경우에는 무려 30%의 감점을 감수해야 한다.

반면 정치신인의 경선 참여 기회 자체를 원천 차단하던 ‘컷 오프’가 사라져 총선 출마의 뜻만 있다면 누구나 경선에 뛰어들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단 한 차례도 당 경선이나 공직선거에 출마한 적이 없고, 시·도당 위원장이나 지역위원장을 역임하지 않은 인사의 경우에는 경선은 물론 공천심사 과정에서도 최대 20%까지 가산점을 받을 수 있어 ‘정치 신인’ 프리미엄을 톡톡히 누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성·청년·중증장애인은 최대 25%까지 가산점이 주어져 감점과 가점 룰이 당내 경선 통과를 가늠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같은 공천룰을 고려할 때 현역인 이 의원은 중앙당 의정평가에서 하위권에 들지 않는 데 총력을 쏟는 수동적이고 방어적인 경선 전략에 전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 ‘잘 해야 본전’인 싸움에 나설 수밖에 없는 셈이다.

반면 당내 경쟁 후보로 꼽히는 이장섭 충청북도 정무부지사와 이근규 전 제천시장, 이경용 전 환경부 금강환경청장들은 이 같은 당 경선 룰이 반가울 따름이다.

도전 후보 측 한 인사는 “솔직히 제천·단양은 보수 정당 지지세가 매우 강해 민주당 현역 의원은 으레 재공천받는 것이 당연시됐다”며 “하지만 지금은 지역에서 민주당의 조직과 지지세가 어느 정도 갖춰진데다가 경선 룰도 현역 국회의원에 불리한 상황이어서 경선에 대비한 물밑 활동에 혼신의 노력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변경된 경선 룰에 최적화한 후보는 이장섭 부지사라는 분석이다. 현재 거론되는 민주당 내 후보 중에는 정치이력의 대부분을 국회의원 보좌관 등 국회직과 정무부지사로 지내온 이 부지사만이 정치신인 프리미엄을 100%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지역의 크고 작은 선거에 출마 이력이 있고 탈당 전력에 선거법 위반 문제까지 있는 이 전 시장으로서는 컷 오프가 사라진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이 전 청장 역시 직전 지방선거에서 경선에 참여한 만큼 정치신인으로 의미 있는 가산점을 받기는 사실상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국회의원 선거에 처음 도전할 때부터 정치적 명운을 함께하며 최측근에서 노 실장을 보좌해 온 이 부지사로서는 총선에 출마할 경우 출신지인 제천·단양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청주 흥덕에 출사표를 던질 가능성이 보다 높다는 게 정가의 중론이어서 이 경우 이 의원은 큰 산을 피할 수 있게 된다.

여당의 한 지역 소식통은 “이 부지사와 이 의원은 제천고등학교 선후배로, 고교 졸업 후 충북대와 청주대에서 각각 학생운동에 몸담았고, 오랜 세월 같은 당에서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일하며 남다른 친분을 형성한 것으로 안다”며 “지역 38세대의 대표 주자인 이 부지사가, 험지인 제천·단양에서 재수 끝에 진보 정당의 깃발을 꽂아 겨우 1년여 국회의원으로 일해 온 이 의원에게 공천장을 내 놓으라고 큰소리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면서도 “다만, 일반적인 야생의 환경이 아니라 중앙당 차원의 전략적 판단이라는 정치공학이 작용한다면 이 부지사가 못이기는 척 경선에 나설 수도 있다”며 중앙당 변수에 따른 지역 출마 가능성도 조심스레 언급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그림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아직까지 중앙당 차원의 공천 룰이 확정되지 않아 잠룡들의 움직임도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 편이다. 지역에서는 지난해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이 의원에게 패한 엄태영 전 시장의 총선 재도전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작년 시장 선거에 당 공천 후보로 출마했던 남준영 변호사, 남 변호사와 당내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윤홍창 전 도의원도 와신상담 선출직 도전을 꿈꾸고 있어 원외끼리 치러질 자유한국당의 경선전도 과거 못지않게 치열할 전망이다.

자유한국당 지역당 관계자는 “제천·단양은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데다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과 독선적 국정운영에 실망한 중도층이 대거 자유한국당으로 회귀하고 있어 내년 총선에서 자유한국당 공천을 바라는 출마자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며 “당당하게 경쟁하고 결과에 승복하는 아름다운 경선이 연출된다면 내년 총선에서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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