賞도 옥석이 있다는데…
상태바
賞도 옥석이 있다는데…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7.12.07 11: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賞은 ‘다다익선’, 열심히 일한 사람들 수상 기분 좋은 일
공신력 의심받는 단체도 주최, 심사비 받거나 무더기 선정도
홍성열 증평군수(사진 가운데)

연말이면 쏟아지는 賞
충북 선출직 공직자들 무슨 賞 수상?

연말이 되면 한 해를 정리해야 한다. 이럴 때 전국적으로 쏟아지는 게 賞이다. 賞은 다다익선, 많이 받을수록 좋지만 개중에는 이런 賞도 있었나 하는 것들이 있다. 살펴보면 공신력 면에서 다소 의심스런 기관·단체에서 선심성 상을 주거나, 한 번에 수십명 내지 1백여 명씩 무더기로 수여하는 것도 있다. 특히 다른 분야보다 국회의원, 자치단체장, 지방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들에게 주는 賞이 많은 편이다. 양 측에 상관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상을 받은 일부 선출직 공직자들은 유권자들을 의식해 자신을 포장하는데 이용, 뒷말들도 나오고 있다. 

충북도의회는 지난 11월 30일 여의도정책연구원이 주최하는 '지방자치의회 우수의정대상 시상식’에서 한국당 임병운(청주10) 의원이 대상, 더민주당 장선배(청주3) 의원과 국민의당 임헌경(청주7) 의원은 의정대상 우수 의원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여의도정책연구원은 이 상과 관련해 지방의회의장으로 하여금 의정활동에 우수한 업적을 남긴 기초·광역의원 2~4명을 추천하라는 내용을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그런데 추천서, 공적서와 함께 심사비 10만원을 별도로 받고 있다. 이들은 홈페이지에 심사비 입금계좌도 명시해 놓았다. 일부 기관·단체가 상을 주면서 돈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후문이다. 지방자치평가 의정대상 수상자는 대상과 최우수상 수상자만 해도 98명이다. 우수상은 따로 공개하지 않았으나 우수상까지 합치면 상당한 숫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한국당 임회무 의원(괴산)은 지난 11월 26일 대한민국교육브랜드대상 시상식에서 ‘제3회 인성교육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대한민국인성교육대상추진위원회와 한국교육신문연합회가 주최하고 뉴스에듀신문과 나비미디어가 공동 주관한다. 도의회는 “임 의원이 괴산지역 학교의 인성 친화적 교육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송면 초·중학교 교사 기숙사 건립과 감물초등학교 학생들을 위한 원두막 설치 등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황영호 청주시의장(사진 왼쪽에서 세 번째)

본인이 본인 추천해 상 받아
 

이어 한국당 김양희 도의장은 지난 11월 9일 자랑스러운한국장애인상위원회가 주최하는 ‘제11회 자랑스러운 한국장애인상’ 시상식에서 의정활동부문상을 수상했다. 주최측은 매년 장애인의 자활 및 복지, 화합 등에 공헌한 개인이나 기관에게 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도의회는 “김 의장이 장애인 인권보호 및 사회복지 증진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김 의장은 취임 후 첫 행보로 지적장애인 강제노역 피해자·가족 위로방문, 본회의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통역 제공, 발달장애인과의 일일체험 등 사회적 약자 편에서 소통하는 의정활동을 실천해 왔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충북도의회 한 관계자는 “형식적으로는 의장이 대상자를 추천해 상을 타는 것으로 돼있으나 대개 본인이 알아서 공적서를 작성한다. 공적서 작성시 해당 상임위에서 도와주는 정도다”고 말했다. 청주시의회 관계자도 “의장이나 의회가 수상자 추천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 뒷말들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본인이 알아서 공적서를 낸다”고 동의했다. 의원들은 본인이 본인을 추천해 상을 탄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공적서를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위 상을 수여한 주최측 중에는 공신력 면에서 다소 의심스러운 곳도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모 인사는 “요즘 서울 국회의원 회관이나 프레스센터 같은 곳에서 시상식을 많이 한다. 그러면 주최측이 검증된 곳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으나, 그 곳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시상식장일 뿐이다. 성격이 모호하거나 상을 남발하는 기관·단체도 많으니 살펴봐야 한다. 선출직 공직자들이 상을 타면 무조건 자랑하는데 주민들도 수상자가 왜, 어떤 상을 탔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회무 충북도의원

또 청주시의회는 2017년 대한민국 자치발전 대상 시상식에서 한국당 황영호 의장이 기초자치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시의회는 “황 의장이 통합청주시의회 제1대 후반기 의장으로서 지방정부에 자치입법권, 자치조직권, 자치행정권 등을 되돌려 줄 것을 요구하는 지방분권형 개헌촉구 건의문 채택을 주도했다. 그래서 전국 기초의회가 지방분권 개헌운동에 적극 나서는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더민주당 최충진 시의원(청주 다)은 오는 13일 매니페스토 약속대상을 받는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선정하는 약속대상은 지방의회에 대한 주민 신뢰를 높인 지방의원에게 주는 상. 올해는 공약이행분야 40명, 좋은조례 분야 52명 등 총 92명에게 이 상을 수여했다. 최 의원은 대표발의한 ‘청주시 건전한 음주문화 환경조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대한민국 유권자대상 수상자 130명
 

그런가하면 더민주당 오제세 국회의원, 조길형 충주시장, 이근규 제천시장, 홍성열 증평군수 등 4명은 지난 6월 대한민국 유권자대상 분야별 상을 받았다. ‘유권자 대상’ 주관단체인 ‘유권자 시민행동’은 직능단체연합회, 골목상권 살리기 소비자연맹, 한국시민사회연합 등 290여개 민간단체가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고 홈페이지에 나와 있다.

그러나 유권자시민행동,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골목상권살리기 소비자연맹, 한국시민사회연합은 대표자가 오호석 씨 동일인이다. ‘유권자 시민행동’은 2011년 8월 탄핵정국에서 태극기 집회를 주도했던 서경석 목사와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오호석 회장이 공동 상임대표를 맡아 출범했다. 이 단체는 올해 유권자대상 수상자를 130명이나 선정했다.

한편 홍성열 증평군수는 올해 도내 자치단체장 중 가장 많은 상을 수상했다. 11월 30일 농협중앙회 지역농업발전 선도인상, 11월 28일 세계자유민주연맹 자유상, 11월 11일 대한민국 반부패 청렴대상, 11월 8일 대한민국 자치발전대상 기초자치부문 대상, 6월 15일 대한민국 유권자대상, 4월 27일 한국문인 수필부문 신인문학상 수상.

증평군이 받은 것은 제외하고 홍 군수 개인이 올해 수상한 것만 쳤을 때 이 정도다. 수필 신인문학상을 빼고는 모두 업무와 관련된 것이다. 그 중 한국반부패정책학회가 수여하는 반부패 청렴대상은 준법성·사회공헌성·반부패정책성·지역주민평판·재정경제성 등 5개 지표가 심사기준이 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