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률 둔화…소비자 체감은 '아직'
상태바
물가 상승률 둔화…소비자 체감은 '아직'
  • 양정아 기자
  • 승인 2024.05.09 08: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북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2.7%…소폭 둔화
사과 75.6%, 배 73.3% 상승
그래픽=김해민

충북지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만에 2%대로 둔화됐지만 실제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물가와는 차이가 크다.

이에 정부는 추세적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가 둔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일값 등도 순차적으로 안정되며 하반기에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국제유가와 맞물려 석유류의 가격 변동성이 큰 데다 사과와 배 등을 중심으로 과일값 고공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지역 특산물인 사과가 산지인 충주에서도 일년 전보다 가격이 두배 가까이 오르며 ‘금(金)사과’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소비자 물가 동향 발표

충청지방통계청이 발표한 ‘4월 충청지역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충북의 소비자물가(2020년=100)는 114.68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한 수치다.

특히 과일과 채소가 여전히 높은 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과일류는 1년 전보다 36.6% 올랐고 채소류는 10.5% 올랐다. 주요 품목별로 키위(77.3%), 사과(75.6%), 배(73.3%), 브로콜리(49.9%) 등이 각각 인상했다.

이에 대해 통계청은 현재 정부에서 긴급안정자금을 지원하고 있긴 하지만, 사과나 배는 저장량과 출하량이 적어 가격이 많이 떨어지긴 어려운 상황이며 새로 출하될 때까지는 가격이 유지될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이 같은 상황은 통계 수치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전체 458개 품목 중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높아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14개 품으로 작성하는 생활물가지수는 116.34다. 전월 대비 0.1%, 전년 동월 대비 2.9% 각각 상승했다.

식품은 전월 대비 0.5% 하락,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했다. 식품 이외는 전월 대비 0.5%, 전년 동월 대비 2.5% 각각 상승했다.

‘밥상 물가’와 직결되는 신선식품지수는 133.59로 전월 대비 5.1% 하락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 16.5% 상승했다.

신선어개와 신선채소, 신선과실 등 계절 및 기상조건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55개 품목으로 작성하는 지수다.

특히 신선과실은 전월 대비 3.4% 하락했지만, 전년 같은 달 대비 36.6%나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지수 부문별로 보면 의류·신발(5.5%), 식료품·비주류음료(5.0%), 기타 상품·서비스(4.5%), 보건(2.8%), 음식·숙박(2.5%), 가정용품·가사서비스(2.4%), 교통(2.1%), 주택·수도·전기·연료(1.6%), 오락·문화(1.6%), 교육(1.1%), 주류·담배(0.8%), 통신(0.3%) 전년 동월 대비 모두 상승했다.

품목 성질별로 보면 상품은 전월 대비 0.2% 하락했다.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했다. 서비스는 전월 대비 0.2%, 전년 동월 대비 2.0% 각각 상승했다.

또 지역난방비(12.2%), 도시가스(4.9%), 전기료(4.3%), 상수도료(0.8%) 올랐고 택시료(18.4%), 시외버스료(5.0%), 대리운전이용료(23.0%) 등 서비스 비용도 인상됐다.

국제유가 불안에 석유류도 1.5% 상승했다.

앞선 충북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 2.8%, 2월 3.2%, 3월 3.0%를 기록했다.

체감 물가는?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4월 외식 물가 상승률은 3.0%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 2.9%보다 0.1%포인트 높다. 반면 충북의 외식 물가 상승률은 2.4%로 충북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 2.7%보다 낮았다.

다만 시민들은 충북 지역의 외식 물가 하락세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며 지표와 체감상 괴리감을 키우고 있다.

청주의 20대 직장인 A씨는 “회사 식비는 고정돼 있는데 식당마다 가격이 올라서 점심 먹는게 부담이다”며 “요즘은 편의점을 자주 이용하는데 편의점 도시락도 예전보다 많이 비싸졌다”고 푸념했다.

음성에 거주하는 30대 B씨는 “워킹맘이라 외식이나 배달을 자주해 먹었는데 요즘은 사 먹는게 너무 비싸서 집밥을 해먹으려고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일반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상승률은 훨씬 가파르다. 소비자의 구입 빈도가 항목으로 구성된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116.34로 전년 동월 대비 2.9% 올랐다.

소비자들 입장에선 이러한 체감물가 가격변동을 보다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정부, 민생물가TF 출범

이에 정부는 국제유가 변동성과 이상기후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2%대 물가상승률이 안착할 때까지 품목별 가격과 수급 관리 노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대통령실에 구성된 ‘민생물가 TF(태스크포스)’를 통해 부처 간 벽을 허물고 긴밀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3일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주재로 열린 ‘물가관계부처회의’에서 기획재정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등 참석자들은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배추는 하루 110톤, 무는 100톤 내외로 정부 비축분 방출을 지속하고 배추와 양배추, 당근과 포도 등 신규 할당관세 적용 물량은 이달 중 도입되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또 지난달 말부터 국내 공급이 시작된 원양산 오징어를 최대 2000톤 추가로 비축해 수급 불안을 대비키로 했다.

김범석 경제금융비서관은 “새롭게 출범한 민생물가 TF를 통해 부처 간 벽을 허물고, 핵심 품목의 물가안정 방안과 유통·비용·공급 등 구조적인 개선 방안을 긴밀히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