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에 앉은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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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에 앉은 새
  • 이기인 기자
  • 승인 2024.04.1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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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에 앉은 새

 

낮에도 한쪽 눈꺼풀이 스르르 감기는

병원의 조명은 약봉지와 비슷한 부스럭거림

누워서 지구의 낯선 멍울을 마주한 어스름에는

겨드랑이에서 날개가 자라나오지 않는다

나뭇가지에 매달린 모과가 겨울을 건너뛰어서

봄날까지 간신히 매달린 사연은 아직도

붙잡은 마음이 시꺼멓게 눌러붙어서이다

이쁘고 귀여운 링거병에 갇힌 이야기는

한 방울씩 ‘살아라’ 귓속말을 퍼뜨리고 있다

휠체어 바퀴를 데리고 찾아가는 언덕에는

사슴뿔처럼 푸른 동맥이 귀를 세우고 있다

모과보다 단단해지는 손은 노을보다

빛나는 바퀴를 붙잡고 있다

정부는 장애인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의욕을 높이기 위해 매년 4월 20일을 장애인의 날로 지정했다. (장애인복지법 제14조) 제44회 장애인의 날 행사 슬로건은 ‘함께하는 길, 평등으로 향하는 길’이다. 휠체어 바퀴가 앞으로 나아갈 때, 그 앞의 벽이 사람이 돼서는 안된다.                           시/이기인  사진/충청리뷰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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