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교육방향은 ‘백년지대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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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의 교육방향은 ‘백년지대계’해야
  • 나재준 청주양업고 교감
  • 승인 2022.04.13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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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당선인 핵심 교육공약 ‘공정한 교육과 미래인재 육성’, 당연한 말일 뿐

제20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윤석열 대통령은 교육공약으로 ‘공정한 교육과 미래인재 육성’을 강조하였다. 아무래도 공정에 목말랐던 국민들은 ‘부모 찬스 없는 대입제도 마련, 입시비리 암행어사제 및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 실시’등에 큰 희망과 기대를 가졌을 것이다.

개인적 소견으로는 교육공약 순위가 전체 10가지의 공약 순위중 10위라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교육공약으로 자율, 개방, 혁신 중심의 디지털 교육체제로 대전환, 학교교육 정상화 및 공정한 교육기회 제공, 자율기반 학습생태계를 조성하고, 교육 경쟁력을 제고하여 국가 발전 견인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문·이과 통합형 수능, 문과 붕괴 예상

세부적 이행방법으로 AI 교육혁명을 위한 첨단기기 지원 및 관련 전문과정 신설, 수시전형의 공정성을 제고하고 미래교육 수요와 사회변화를 반영한 새로운 대입제도 마련, 대학의 자율성을 획기적으로 확대하고 새로운 평가방식 도입 및 재정지원 확대를 통하여 대학 스스로 발전할 수 있도록 유도, 신산업 직업교육 체제 및 교유과정 개편으로 특성화고와 전문대학이 고숙련 전문인재를 양성하도록 지원, 세대별·개인별 맞춤형 교육과 선행교육(RPL: Recognition of Prior Learning) 인정으로 경력 및 학습단절을 최소화하고 평생학습 기회확대 및 격차해소등을 내세웠다.

모든 수험생과 학부모님들에게 있어 초미의 관심사가 되는 공약은 아마도 대입과 관련한 공약일 것이다. 먼저 ‘수시전형의 공정성 제고’이다. 대학입학 전형에 있어 수시모집은 학생부중심전형과 논술전형, 실기전형으로 구분되어진다. 이중 학생부중심전형은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세분화되어 이루어진다. 이중 ‘공정성 제고’의 핵심이 되는 전형은 아마도 학생부종합전형일 것이다.

하지만 과거 소수의 ‘부모찬스’로 인해 혜택을 받은 학생들 때문에 학교생활기록부의 많은 부분이 대입 미반영 자료로 등록되었고 ‘블라인드 평가’, ‘자기소개서 폐지’, ‘교사추천서 폐지’, 그리고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의 표준화로 학생들이 자신의 꿈 실현을 위해 행한 많은 특별함을 강조할 수 없게 하였기 때문에 이미 학생부종합전형은 원 취지와는 다르게 퇴색되었으므로 수시전형의 공정성 제고라는 말에 큰 의미를 두기 어려운 상태이다.

수능과 관련한 공약으로는 ‘수능시험으로 선발하는 정시 모집인원 비율 확대’가 핵심공약으로 떠올랐다. 복잡한 대입제도를 단순화해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고 정시 비율을 확대해 불공정 시비와 특혜 입학 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시확대가 과연 공정성 강화와 직결되는 것인가는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이미 서울소재 주요대학을 중심으로 2022학년도 대입전형부터 정시비율 확대가 이루어진 상황이고, 대입제도 4년 예고제를 굳이 예로 들지 않더라도, 갑작스런 입시변화는 수험생들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는 요인이다. 주요 대학 중심의 정시 비율 확대가 자칫 지방대 학생모집에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것이 아닌가를 생각해봐야 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또한 지난 해 처음으로 시행된 ‘문·이과 통합형 수능의 구조적 유불리’가 정시 확대의 걸림돌이 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2022학년도 대학입시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대를 비롯한 주요대학 인문계열(문과) 모집단위에 교차지원하여 합격한 자연계열(이과) 학생들이 대학마다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60%를 상회하는 결과는 나타냈다.

이 문제는 앞으로 인문계열 학과의 심각한 구조적 붕괴 현상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예견할 수 있다. 교차지원을 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합격을 위한 교차지원이고, 이를 통해 추후 반수생 양산 및 전과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기현상이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합형 수능의 구조적 유·불리를 개선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시 확대를 강조하는 것은 많은 부수적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새 정부, ‘호기질의’ 해서는 안돼

정시 확대에 또 다른 걸림돌은 ‘고교학점제’이다. 하지만 이부분에 대해서는 ‘고교학점제의 재검토 또는 상황에 따른 유보’를 내걸고 있기 때문에 고교학점제가 정시 확대 정책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교육공약인 ‘공정한 교육과 미래인재 육성’. 이것은 어찌보면 너무도 당연하고, 새롭다고 표현할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교육은 당연히 공정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취임 후 첫 ‘교육관계 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교육에서 공정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은 국민의 절실한 요구”라며 대대적인 교육개혁을 예고했었다.

그러면서 “우리 교육은 지금 신뢰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라고 말하면서 ‘대입제도의 공정성 확립’, ‘고교 서열화 문제 해결’, ‘공교육의 획기적 강화’, ‘대학 미진학 학생 진로’등 그간 문제로 지적된 부분을 일일이 언급하며 ‘깨알지시’를 쏟아낸 적이 있었다. 그런데 왜? 차기정부에서도 ‘공정한 교육’을 이야기하는가!

나재준 청주양업고 교감 

 

교육은 당연히 공정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의 공정함’을 대통령 교육공약으로 내걸을 정도라는 것은 우리가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어야 할 대목이다. ‘미래인재 육성’의 기저(基底) 또한 ‘공정’이다. 교육이 공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미래교육 혁신’과 ‘미래인재 육성’은 공염불(空念佛)일 뿐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인재를 등용하는 데 있어 최우선으로 ‘전문성’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새 정부의 교육정책은 ‘욕속부달(欲速不達)’하면서 ‘호질기의(護疾忌醫)’해서는 안될 것이다.

*‘欲速不達(욕속부달)’: 일을 서두르면 도리어 이루지 못한다는 의미
*‘護疾忌醫(호질기의)’: 병을 숨기면서 의사에게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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