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TP부지 LNG발전소
기업 ‘이윤’과 시민들 ‘생명권’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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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TP부지 LNG발전소
기업 ‘이윤’과 시민들 ‘생명권’충돌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9.07.0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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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대용량발전소 건립추진…“나중에 전기사업 하는 것 아냐”의혹도
제8차 국가전력수급기본계획에도 없었는데, 왜 청주도심에 건설하나
신중부변전소 건립 취지는 충북지역의 늘어나는 산업단지 전력수요를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사진은 2017년 9월 충북 청주시 오창읍에서 열린 '765kV 신중부변전소와 송전선로' 착공식 장면. / 사진=한국전력 제공

SK하이닉스가 청주테크노폴리스 부지에 575MW규모의 LNG발전소를 2022년까지 짓겠다고 나섰다. 지난 3월 SK하이닉스가 산업자원통상부에 낸 발전소 사업 계획서가 통과됐고, 현재 청주와 이천에서 각각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천의 경우 이미 환경영향평가 초안을 작성했다.

이천은 2022년까지 8700억원을 들여 스마트에너지센터(LNG발전소)를 짓겠다고 밝혔다. 청주는 환경영향평가 초안 작성을 위해 전문가들로 구성된 협의회를 꾸리고 있는 단계다. 이천 뿐만 아니라 청주 역시 이번 LNG발전소 건립에 대해 지역사회의 반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우철 의원 5분 발언

 

지난달 28일 정우철 청주시의회 의원은 “SK하이닉스의 LNG발전소 건설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열린 제44회 정례회 2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청주권이 전국 최악의 미세먼지 분포지역으로 구분되고 있는 이 때에 SK하이닉스가 고리원전 1호기와 맞먹는 LNG발전소 건설계획을 갖고 있는 것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LNG발전을 친환경이라고 말하지만 석탄에 비해 친환경적인 연료라는 것이지 질소산화물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높은 편이라고 한다”면서 “LNG는 생각하는 만큼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다수의 의견”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자체의 태도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정 의원은 “사태가 이런 지경인데도 청주시와 충북도는 아무런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현재 시는 환경 안전 문제로 몸살을 앓다 못해 쓰러질 지경인데 눈 앞의 조그마한 이익에 눈이 멀어 고향을 팔고 시민의 건강을 팔 수는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시 집행부에서는 LNG발전소가 정말 필요한 시설인지, 신중하고도 면밀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청주시가 LNG발전소 건립 얘기를 공식적으로 꺼낸 건 한범덕 시장 취임 1주년 발표자리에서였다. 한 시장은 “지역난방공사가 사용하는 연료인 벙커C유를 LNG로 바꾸도록 환경부와 기획재정부에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SK하이닉스의 LNG발전소 건립에 대해서는 “LNG가 친환경이 맞는지는 전문적인 식견 기반위에서 논의해야 하며 공론화위원회가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결국 한 시장은 찬성도 반대도 아닌 애매모호한 답변을 했다. 한 시장은 “환경문제를 고민하는 1000인의 원탁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숙의민주주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번 도시공원 일몰제에 대비한 거버넌스를 운영했지만 파행으로 끝난 것을 ‘교훈’삼아 이번에는 1000인 원탁회의로 논의 범위를 넓히고, 결론을 내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이에 대해 지역주민 모 씨는 “원탁회의로 결국 시간만 끌 것이다. 시간을 끄는 동안 하이닉스 측은 발전소 건립에 속도를 낼 것이다. 거버넌스가 마치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는데, 현재 진행하고 있는 거버넌스의 실체를 제대로 들여다보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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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발전소 건립 필요성 ‘납득 안 돼’

이미 신중부변전소 건립 가동, “늘어나는 전력수요 대비했다”주장도

 

한전 충북지사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충북지역 전체 전력량의 10%이상을 소비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LNG발전소 건립을 내세우는 이유 또한 반도체 공장은 에너지 다소비 시설이라는 것이다. 공장의 자체 전력수요에 대한 공급을 위해 자가발전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천지역 LNG발전소건립 사업계획서를 보면 “자가발전소 건립으로 인근의 분산형 전원, 에너지 비용 절감 및 친환경 연료 사용 등 국가 에너지 정책에 적극 호응하는 데 목적이 있다”라고 밝히고 있다.

2017년 말에 발표된 제8차전력수급기본계획을 보면 정부는 석탄발전소 6기를 LNG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나아가 올 발표할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추가로 석탄발전소 건설 대신 LNG발전소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LNG 발전 확대 정책에 따라 SK, GS, 포스코 등 민간기업들 역시 LNG발전소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당초 정부 계획과는 달리 LNG 발전소를 추진하고 있는 지자체 대부분이 건설 취소 등 좌초 위기에 몰린 상황이다.

또 정부가 내놓은 8차전력수급기본계획을 봐도 SK하이닉스의 LNG발전소건립이나, 음성 동서발전의 LNG발전소 건립계획은 아예 빠져 있다. 2019년 6월엔 오창에 신중부 변전소 건설이 준공됐다. 신중부 변전소는 765kV규모로 오송생명과학단지 등 최근 청주지역에서 급증하고 있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충청권 저전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건설됐다.

따라서 SK하이닉스의 LNG발전소 건립의 당위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LNG발전소 용량이 크다보니 자체 전력을 사용하고 남는 전기를 한전에 팔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한전 충북지사 관계자는 “만약에 SK하이닉스가 쓰고 남는 전력을 판다고 하면 ‘전력거래소’를 통해 거래가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발전소를 지어 자체 전력을 공급하는 비용과 한전에서 전력을 사오는 것과 비교해 효율이 높은 쪽을 판단하게 돼 있다”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SK하이닉스의 기업이윤을 위해 지역민들의 환경권, 건강권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이다. 환경학자들은 이미 LNG발전소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있고, 이를 인정하지 않던 정부마저도 최근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또 LNG발전소가 들어설 청주테크노폴리스 부지는 바람이 부는 상부 지역이어서 도심 전체로 미세먼지가 확산될 우려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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