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서 ‘가게’가 사라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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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서 ‘가게’가 사라지고 있어요"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9.05.22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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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효 청주생활용품유통사업협동조합 사무국장

김승효 씨는 요즘 뉴스를 볼 때마다 걱정이 앞선다. 청주생활용품유통사업협동조합에서 사무국장으로 일하는 그는 “소상공인들이 설자리를 잃고 있다. 프랜차이즈나 대기업 유통시설 등이 그 자리를 속속 메우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도서관 사서로, 빌딩관리인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은 그는 2015년부터 상인들이 모여 만든 협동조합에서 일하게 됐다.

2009년 발족한 청주생활용품유통사업협동조합은 현재 28명의 사업자가 모여 있다. 지역에서 도소매업을 같이 하는 이들이 만든 조직이다. 김 국장은 “선순환 될 수 있는 경제구조를 만들고자 조직이 꾸려졌다. 조합원들에겐 유통이 잠식되는 건 생존권이 사라지는 것과 같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대기업이 들어오려면 최소한의 법적보호장치로 인근 상권과 ‘사업조정’을 해야 한다. 일종의 ‘협의’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장치 때문에 우리지역엔 다른 지역에 비해 ‘기업형슈퍼마켓(SSM)’이 적게 들어왔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요즘 이른바 ‘협의’를 위해 상권조사를 해보면 상황이 심각하다는 걸 알 수 있다고.

“SSM이 들어왔을 때 피해가 예상되는 자영업자를 조사하게 돼 있다. 쌀가게, 속옷가게, 과일가게 등이 얼마나 피해를 입을지 조사하는 건데 3~4년 전과 달리 가게 자체가 사라진 경우가 많다.”

또 SSM이 직영점으로 들어설 경우는 사업조정 대상자가 되지만, 가맹점으로 등록하면 법망을 피해갈 수 있다. SSM 가맹점이 늘어나는 이유다.

“소상공인들은 솔직히 돈도 시간도 없는 사람들이다. 또 자체 법무팀도 없다.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대형 유통시설이 들어오면 정말 속수무책으로 밥그릇을 빼앗길 수밖에 없다. 청주테크노폴리스 안에 대형 유통시설이 건립된다고 들었다. 소상공인들에겐 핵폭탄급 피해가 예상된다.”

그러면서 김 국장은 “주위를 둘러보면 커피숍과 편의점 뿐이다. 다시 말하지만 소상공인들에겐 생존권이 걸린 문제다. 대형 유통시설 입점 저지를 위해 치열하게 싸울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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