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정이품송 子木 논란, 보은군 '망신'

기사승인 2019.04.23  20:10:47

공유
default_news_ad2

- “소나무는 근친교배 안해…정이품송 유전자와 99.9% 일치 아니야”

속리산 정이품송

충북 보은군이 정이품송 자목(子木) 논란으로 망신을 톡톡히 당했다. 일부 군민들은 사기라며 강도높게 비판하고 있다. 보은군은 천연기념물인 정이품송 유전자 보존을 위해 아들나무를 길렀다. 그런데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지 않고 기관 등에 판매를 한데 이어 일반인들에게도 판매를 하려다 문화재청으로부터 중지명령을 받았다.

정이품송은 국가지정문화재라 현상을 변경할 때는 문화재보호법상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도록 돼있다. 여기서 현상을 변경하는 행위는 국가지정문화재를 채취하거나 표본·박제하는 것 등을 의미한다. 문화재청은 정이품송 종 보존을 위한 증식허가를 내준 것이고 판매는 당초 목적과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이품송 자목이 정이품송 유전자와 99.9% 일치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진옥경 씨 등 군민 4명은 지난 17일 보은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진 씨는 “소나무는 근친교배를 하지 않기 때문에 솔방울 씨를 심어 키운 자목은 99.9%의 유전자를 가질 수 없다. 정이품송 자목 이야기를 듣고 이상해서 여러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국립산림연구원, 충북산림환경연구소, 충북대, 문화재청 등에 물어서 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소나무는 자웅동주(雌雄同株)의 나무지만 순 위쪽에 달린 암꽃은 아래에 있는 수꽃보다 10~15일 늦게 핀다. 바람을 타고 날아온 다른 소나무의 수꽃가루와 수정하는 타가수정 나무”라고 말했다. 즉 먼저 핀 수꽃이 바람에 날려 다른 암꽃에 붙고, 같은 나무에 있던 암꽃에는 다른 곳에서 날아온 수꽃이 붙어 교배를 한다는 것이다.

국립산림연구원 관계자도 “정이품송 종자를 따서 심으면 정이품송이 母, 주변의 다른 나무가 父가 된다. 다른 나무에서 꽃가루가 날아와 교배를 한 것이라 반만 정이품송을 닮은 것이다. 정이품송과 똑같은 나무가 나오는 게 아니다. 그래서 천연기념물이 될 수도 없다”며 “생육이 좋은 나무를 골라 정이품송과 교배해 후계목을 기르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지만 ‘아비’가 어느 나무인지도 모르는 것과 교배해 길러내는 건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충북산림환경연구소 관계자도 이에 동의했다.

따라서 진 씨는 이 자목의 ‘아비’가 정이품송이라는 보은군 공무원의 말은 거짓이며 99.9%의 정이품송 유전자를 지녔다는 것도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진옥경씨 등 보은군민 4명은 지난 17일 보은군청에서 정이품송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보은군 “판매 홍보한 적 없어”
 

정이품송 수령은 600년이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1970년 이후부터 우리나라 소나무를 괴롭히는 솔잎흑파리가 역시 이 나무에도 피해를 줘 1982년에는 넓은 보호구역을 만들고 철책을 쳤다. 보은군은 정이품송 유전자 보호를 위해 장안면 오창리와 개안리 등 2개 마을 2.4㏊의 양묘장에서 정이품송 자목 1만여 그루, 정부인송 자목 1만1000여 그루를 길러 왔다. 정부인송은 정이품송과 부부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고, 지난 1988년 4월 30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보은군은 지난 2008년 정이품송 솔방울에서 채취한 씨앗을 발아시켜 소나무를 키웠고 올해 식목일을 맞아 10년생 정이품송 자목을 한 그루당 100만원씩 받고 200그루를 팔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은군은 이미 그 이전에 21그루를 공공기관에 판매한 바 있다.

보은군이 정이품송 자목을 일반인들에게 판매할 계획이라는 것은 많은 언론에 보도됐다. 또 충북대 특용작물학과로부터 유전자검사를 받은 결과 ‘아비’인 정이품송과 99.9% 유전자가 일치한다는 확인서를 받았다는 보도도 많이 나왔다. 이 때문에 이 나무를 사고 싶다는 문의전화가 쇄도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논란이 되자 보은군 관계자는 “일반판매계획 수립과정에서 기자들이 알고 보도했다. 우리는 나무를 판다고 홍보하지 않았다. 아직 판매계획을 짜지 않았다. 기관에 판매한 것은 행정기관에서 나무를 달라고 요청해 준 것이다. 무상으로 주면 김영란법에 저촉돼 유상으로 판매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목이 정이품송 유전자와 99.9% 일치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그렇게 말한 적 없다. 충북대와 확인서를 쓴 적이 없고 현재 정이품송 유전자 신뢰성을 확보해가는 과정이다. 결과는 검사기관에서 내놓을 것이고 지금은 공개 시점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보은군은 양묘장 위치를 비밀로 하면서도 몇 몇 기자들에게는 공개하며 판매계획을 밝혔고, 유전자 99.9% 일치 이야기도 꺼낸 것으로 드러났다.

진 씨 등은 기자회견에서 “소나무 전문가들은 지자체가 함량미달 자목을 고가로 파는 것에 대해 손가락질하고 있다. 그런데도 담당과장은 충북대에서 받았다는 유전자검사 확인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확인서를 공개하고 거짓정보가 전국으로 확산된데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실제 소나무 연구자들은 개인도 아닌 지자체가 한 그루 당 100만원씩 받고 정이품송 자목을 판매하려고 한 것은 너무 심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하는 한 관계자는 “소나무를 접목해 길러야 99.9% 같은 유전자를 가진 나무가 탄생한다. 정이품송 유전자를 얼마나 갖고 있는지도 모르는 나무를 100만원씩 받고 판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는 국민들을 속이는 행위”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보은군이 기르고 있는 정이품송 자목/ 사진='보은사람들' 제공

청주 미동산수목원의 정이품송 자목
“가지 접목시켜 키워 유전자 99.9% 일치”

청주시 미원면 미동산수목원에는 정이품송 후계목이 자라고 있다. 충북산림환경연구소는 “정이품송 후계목은 2002년 천연기념물 제103호 정이품송의 수꽃과 천연기념물 제352호 정부인송의 암꽃을 인공수정하여 육성한 소중한 자원으로 2013년에 식재하였다”는 알림판을 세우고 ‘정이품송 후계목 길’이라고 명명했다. 정이품송 유전자 보존을 위해 父 정이품송과 母 정부인송을 교배해 후계목을 탄생시킨 것.

정부인송은 충북 보은군 장안면 서원리에 있는 소나무다. 정이품송과 부부라고 알려졌다. 충북산림환경연구소는 이렇게 소나무의 父母를 명확히 밝혀 보는 사람들에게 신뢰감을 주고 있다. 한 관계자는 “정이품송 종 보존 차원에서 145본을 심었고 현재 140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 정이품송 가지를 접목시켜 키운 소나무는 정이품송과 99.9% 유전자가 일치한다. 미동산수목원 안에 이런 소나무가 있다”고 말했다.

홍강희 기자 tankhong@cbinews.co.kr

<저작권자 © 충청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5
default_side_ad1
default_nd_ad2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ide_ad4
default_nd_ad6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