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줄게, 천천히 말해봐, 얼마나 아팠니”라고 묻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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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줄게, 천천히 말해봐, 얼마나 아팠니”라고 묻자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9.02.2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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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갑 장학관, 학교폭력 처방전 다룬 <학교에 사람이 있어요>책 발간

학교는 어떤 공간일까. 배우고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학교는 바로 ‘사람이 있는 곳’이라고 말하는 이가 있다. 이동갑 충북도교육청 마음건강증진센터장은 이번에 책<학교에 사람이 있어요>을 애니클래스 출판사에서 펴냈다. 500페이지가 넘는 이 책은 학교폭력에 관한 솔루션을 제시하는 최초의 전문서적이다. 교사이기 이전 상담가로 활동했던 이 센터장의 독특한 이력과 그동안의 연구 성과가 빛나는 책이다. 그는 학교상담전문가로서 상담정책관련 박사학위를 교원대에서 받았다.

저자는 학교폭력을 맞닥뜨렸을 때 제일 중요한 것은 아픔에 공감(empathy)하는 태도이며, 나아가 가해자를 용서(forgiveness)하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으로 회복(recovery)과 성장(growth)의 수준까지 가야한다는 것.

따라서 학교폭력이 개인과 가정, 사회의 씻을 수 없는 아픔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성장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이론을 ‘작전명 E-F-R-G’라고 명명했다.

<학교에 사람이 있어요>에선 학교폭력에 대한 정의 및 솔루션을 제시한다. 책은 크게 두 권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이론집과 실제 적용할 수 있는 워크북을 따로 제작했다. 학교폭력의 실제 사례를 나열했고, 대응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동갑 센터장은 “지금 학교에서 학교폭력사건이 생기면 학교폭력대책위가 소집되고 거기에서 모든 게 결정된다. 피해자와 가해자는 빠진 채 사회와 어른, 학교가 나서서 결정하는 구조는 근본적인 치유가 되기 어렵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학교폭력이 발생한 이후 제대로 된 보살핌과 교육을 받고 있지도 못하다. 학교, 교사, 학부모 모두가 이 책을 보고 솔루션을 찾기를 바란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때 응급처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응급처지란 “도와줄게, 천천히 말해봐, 얼마나 아팠니?”라고 피해자에게 먼저 물어야 한다는 것. 이른바 앞글자만 따서 ‘도-천-아’다. 이 센터장은 “학교폭력에 노출된 아이는 좌절감을 크게 느끼고 있는 데 여기에 옳고 그름을 따지는 충고, 조언, 평가, 판단을 먼저 해서는 안 된다. 이것만은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집밥에도 레시피가 있는 것처럼 학교폭력도 마찬가지로 쉽게 따라할 수 있는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개인 블로그를 통해 책의 모든 자료를 공개할 뿐만 아니라 현재 관련 동영상 콘텐츠(원격연수)를 제작하고 있다. “학교폭력 심리학, 학교폭력 자료집 등 앞으로 학교폭력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 책을 완성할 계획이다. 충북교육이 학교폭력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선구적인 답을 제시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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