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 혹여 도시재개발 사업 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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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혹여 도시재개발 사업 될라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8.08.16 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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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기자의 '무엇>

전국적으로 도시재생이 붐이다. 저출산 시대, 인구소멸의 시대에 도시재생은 어쩌면 전 세계가 처한 공통의 난제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는 도시재생을 국책사업으로 내걸었다. 이젠 전국의 알만한 도시들이 재생의 이름을 달고 다시 살아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도시는 과연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풍선효과처럼 한 곳에 사람들이 몰리면 다른 곳은 빠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것이 사업화되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 전국의 도시들마다 도시재생을 해야 할 필요성은 넘쳐나기 시작한다.

그러다보니 도시재생사업이 도시재개발 형태로 전락할 우려도 크다. 몇몇 업자들과 개발론자들의 입맛에 맞게 무늬만 조금 다른 토건사업으로 끝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일단 도시재생이 되려면 지역민의 욕구가 반영돼야 하는데, 이 문제가 진짜 답이 없다. 자신의 이해관계가 얽히지 않고서야 도시재생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 순수하게 목소리를 내는 이들을 찾기가 어렵다.

무엇이든지 사업화되면 이권이 생긴다. 순수했던 의도도 변질되기 십상이다. 도시재생이라는 철학적이고 문학적인 개념도 지역민의 생존의 목소리에 묻힐 수 있고 현실적인 제약에 부딪혀 결국 시설물 교체사업으로 끝날 수 있다. 지속가능성을 가지고 움직이기 위해서는 시민교육이 필요한데 그 또한 형식적인 절차에 그치기 일쑤다.

최근 안덕벌 도시재생 사업과 관련해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주민들과 이곳에 자리잡은 예술가들 사이에 벌어진 쉽게 말하면 파벌싸움인데 이 이면에는 이권 앞에서 사람들이 끊임없이 배신하는 폭력성이 있었다.

결국 예술가들이 주민들에게 모든 대표성 있는 자리를 내주었다. 예술가들이 낸 안을 토대로 도시재생에 대한 그림을 그렸지만 이 역시 당초 기획자가 전부 빠지게 됨으로써 무산될 위기다. 아이러니다. 그렇게 안덕벌 도시재생은 시간만 끌다가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채 끝나게 됐다. 오랫동안 예술가들은 안덕벌에서 마을 축제 및 지역공동체 사업을 벌였다. 작업실도 이곳에 얻었지만 끝까지 주민들에겐 이방인 취급을 받았다. 주민공동체는 얼마나 거품 같은지 이 사건을 보면 씁쓸하기 그지없다. 이익이 없을 때는 같은 꿈을 꾸었지만 작은 이익이 눈앞에 놓이게 되자 서로 적이 되는 현실.

도시가 다시 진짜 살아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사람들의 공동체가 공고해지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할까. 공동체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어떠한 이익분배가 이뤄져야 할지, 아니면 이익자체가 생기면 안 되는 것인지 고민이 많아진다. 한 때 전국에 벽화가 그려졌듯이 도시재생 사업도 비슷한 아이템으로 도시마다 확산되는 것은 아닌 지 심히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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